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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자료

15. 한국전통공예도기/나선화지음/이화여자대학교

15. 한국전통공예도기/나선화지음/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의 도자공예 가운데 선사 시대부터 근세까지 가장 길고 가장 강한 역사를 지닌것이 도기이다. 그 가운데 고급 도기라고 할 수 있는 유약도기는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발전되어 오늘날 일반적으로 흔히 보는 옹기에 이르렀다. 즉 1200년전에 시작된 시유 도기가 주로 한국민의 저장 식품을 위한 생활용기로 정착하여 독특한 옹기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한국도기공예의 역사가 일만년에 이르는 길고 긴 역사 이기에 시대에 따른 제작 기술의 발달에 따라 형태와 질에 변화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것이라도 흙의 기운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저장 용기로서의 기능과 기능을 앞세운 단순한 형태, 숙달된 장인의 손길이 엮어낸 여유로움이 있는 풍만함을 지니고 있다.
 생산 기술사에 있어서도 고려청자, 조선 백자의 자기 생산 기술과 달리 고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에서 조선 시대까지 일관된 생산 기술의 전통성을 유지하였던 것이 도기의 특징이라고 할 수있다. 도기의 전통은 한국민의 전통적인 식생활과 농경 정착 생활이 낳은 대가족 제도의 정착으로 대량의 먹거리를 비축하는 생활 문화가 낳은 독특한 것으로 각 시대마다 규격화되고 정량화되었다. 그러나 한정된 시대와 수요 계층의 변화에 따라 그 생산이 단절되었던 청자와 백자에 비하여 한국도기의 역사는 통시대적이고 전통적이다. 더욱이 다양한 시유도기의 개발로 한국도기는 한국도자 문화에 다양성을 주었고 한국 도자기 역사의 근간을 이루었다.
 20세기 산업사회에 들어 오면서 인류의 모든 생활 용품에는 편리함과 생산가격이 낮은 대량 생산을 위한 여러가지 시도가 낳은 삭막함이 깃든다. 그러나 푸근한 흙의 기운이 살아있는 한국 도기에는 부드러운 대지와 같은 따스함이 있다.
 21세기를 맞으면서도 한국인들은 생활 속에서 인간의 영과 혼을 순화시키고 모든 생명을 키워내는 땅의 기운을 보존하기 위하여 흙으로 돌아 갈 수 있는 도기 제작의 손을 놓지 않고 있기에 아직도 한국에서는 도기공예의 맥이 지속되고 있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