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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자료

54살. 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 완주(2009년 꿈 달성~!)

 

54살. 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 완주

 

 

 2009년 한가지 목표를 정하고 성취하는 기쁨이 요즘 재미를 솔솔 느낀다. 2009년 1월1일 금년 목표는 춘천마라톤 풀코스 도전으로 목표를 정해 1월1일 정초부터 성전초등학교 운동장을 100바퀴 돌고 2009.04.27 춘천마라톤 대회 참가신청 후 풀코스완주를 위한 26주 프로그램을 입수하여 열심히 실천해나갔다. 그 결과 2009.10.25 춘천마라톤 풀코스 생애 첫 완주 4시간8분 및  2009.11.15 부산마라톤 풀코스 생애 마지막 완주 3시간55분을 기록하였다. 아래에 완주기를 기록한 것은 이날 마지막 풀코스 완주 후 기록한 것이며 이것은 내 아내와 내 가족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 완주기

 

 뭐 별거 아닌 것 같고 감히 글 하나 남기고자 한다.

 

 나의 고2 시절 교련시간에 대연동 못골 교정에서 용호동 바닷가까지 달리기 훈련이 있었다. 그때 나의 기억으로는 내가 꼴찌를 하였든 기억과 체육시간에 친구들과 운동장 오래달리기 할 때에도 항상 내가 꼴찌를 하여 나에게 달리기 소질이 영 없다는 사실을 실감한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던 내가 언제부턴가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드니 10km, 하프 마라톤에만 참석한 기념메달 20여개가 나의 거실 한곳에 자랑스럽게 걸려있는 것이다. 

 
 마라톤 풀코스 42.195킬로미터 완주.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특히 달리기에 영 소질이 없었든 내가 54살에 이번 2009년도 춘천마라톤대회에서 생애 첫 풀코스를 4시간 8분에 완주하였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꿈의 기록인 서브 쓰리(Sub -3)는 언감생심 이지만, 거의 서브 포, 즉 3시간대에 근접한 만족스러운 기록을 세우고 3주 뒤 제11회 부산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3시간 55분에 완주하여 서브 포(Sub-4)를 달성하였다 즉 3시간대에 완주한 것이다.

 

 뭐, 웬만한 사람 다 하는 마라톤 풀코스 완주가 뭐 그리 대단하랴. 그날 춘천마라톤에서는 풀코스 200회 완주하는 사람도 소개되고 부산마라톤에서는 100회 풀코스 완주하는 사람도 소개되기도 했지만 내 나이 54살에 부지런히 연습하여 42.195km 즉 100리가 넘는 먼 길을 한번도 쉬지 않고 달려서 생애 첫 완주했으니 스스로 감격에 겨워 이렇게 글을 쓰고 싶은 심정 누가 탓할 것이랴. 이 감흥이 가시기 전에 마라톤 완주기를 상세히 기록해두고 싶은 마음에 자판을 두드린다.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하기로 처음 마음먹은 것은 2008년 11월 16일 지리산 무박종주 19시간 연속산행 직후였다. 내 생애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인 지리산 종주를 2008년 11월8일 13시간30분 연속산행으로 첫 번째 무박종주를 실현하고 이날 두 번째 무박종주를 성공한 다음 또 다른 내 생애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인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생각했었다.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바다하프 마라톤대회와 10km 단축마라톤에 참석한 경력뿐인 내가 그것도 하프마라톤 완주한 실적은 5년전 2시간이었으나 가장 최근기록은 2008년 광안대교마라톤대회에서 10km를 58분에 달렸든 것이 최고였다.

 

 나는 10km와 풀코스는 하늘과 땅차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독하게 마음먹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밤중에 일찍 잠이 깨면 새벽3시에도 혼자서 온천천에 나가 훈련하기도 했으며 성지곡 수원지를 7시간 이상 오래 달리기(LSD) 연습도 해보고 구포다리에서 다대포 낙조분수까지 왕복 훈련과 함께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26주 연습프로그램을 가능한 지키기 위해 거의 매일 꾸준히 따라했다. 소위 독학인 셈이다.

 

 하지만 26주간 풀코스 완주를 위한 훈련 과정은 쉽지 않았다. 얼굴은 수척해지고 훈련 프로그램 따라가기에 힘은 점점 부치는데,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되었다. 게다가 “마라톤하다 죽는 사람 많다”느니, “늙어서 무리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된다”느니, “얼굴에 살이 파져 해골만 남았다”느니, “갑자기 왜 그리 늙어 버렸느냐”느니 온갖 소리를 해대며 바가지 긁는 마누라를 비롯해 친척, 친구, 그리고 자식까지도 심각하게 말리던 일이 숱하였다.

 

 그러든 중 2009년 1월20일 황령산 체육공원 운동장을 100회전 LSD훈련을 하고 5일뒤 다시 LSD훈련 중 70회전 때부터 왼쪽 무릅에 통증이 오더니 결국은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 정도이기에 정형욋과를 찾아 사진 찍고 검사해보니 큰 이상 없으나 3개월간 쉬어라는 처방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적지도 않은 나이에 괜히 객기부리다가 혼자서 저세상에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 저런 불안에 서점 가서 마라톤 전문 책을 구입해 죽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요령을 터득하기도 했다.

 

 의사처방대로 3개월간 가벼운 운동만 하고 2009.04.27 춘천마라톤 풀코스 대회 등록 후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 되었다. 그리고 마누라는 거의 매일 벗어놓은 빨랫감에 짜증 한번 안부리고 꼬박꼬박 세탁하여 주고 딸의 등살에 마누라와 함께 마라톤화를 거금 14만원을 주고 구입하여 26주간 풀코스 완주를 위한 프로그램대로 착실히 대회준비를 하여 갔다. 

 

 달리면서 생각한다는 것, 참 좋은 일이다.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아직도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심장으로부터 내 몸 곳곳에 에너지와 신선한 산소를 품은 피가 힘차게 공급된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콜레스테롤로 진득진득한 피가 딱딱한 혈관 속을 꾸물꾸물 지나가는 것보다, 맑고 깨끗한 피가 강력한 심장 박동에 따라 탄력 있는 혈관 속을 힘차게 흘러간다고 생각해 보면 실제로 얼마만큼 신체 건강에 좋을지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정신건강에도 좋은 일인 것만은 확실하다.

 

 나 혼자만의 의지로 이런 좋은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마누라의 동의와 가족의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여 별다른 걱정거리를 만들지 않았기에 가능하였든 것이라 믿는다. 나 역시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가족을 생각하며 항상 건강이 최고라고 마음속에 세기며 맡은바 생활도 활기차게 충실히 하였기에 매일 즐겁게 훈련에 임 할 수 있었고 매일 목표달성의 쾌감도 느끼며 삶의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만약 집안의 큰 걱정거리가 있다거나 가족 중에 환자라도 있으면 어찌 매일같이 운동한답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나 홀로 달리기를 할 수 있었겠는가.

 

 2009년10월25일, 춘천마라톤대회 전날 아들집 원룸에 가서 함께 자고 다음날 새벽5시 기상하여 아침(전복죽, 바나나)먹고 큰집 볼일 보고 물을 충분히 마신 후 6시30분에 춘천행 셔틀버스를 탔다. 새벽안개에 잠긴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따라 춘천에 도착하니 오전9시, 몸풀고 준비운동하고 난생 처음 스포츠 겔 3개 구입하여 출발 20분전에 1개 먹어라기에 10시에 출발이므로 9시 40분에 1개 먹고 출발준비 하였더니 참가자가 너무 많아 내가 출발한 시간은 10시 40분이었다.

 

드디어 첫 출발~!

2009년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발을 힘있게 내디뎠다

나의 목표는 완주~!

완주 예상 시간은 5시간30분~ 5시간 이었다

이 예상 시간은 연습 때 구포다리에서 다대포까지 왕복 풀코스를

5시간 30분에 달린 최고 기록이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내품는 나의 호흡을 헤아리기 시작했다.

300번 호흡을 내쉬면 1km 이므로 복식호흡을 해가며 부지런히 달렸다.

예상보다 몸이 가벼워 250번을 체 세기도 전에 1km 가 지나고 5km를 35분 예상했으나

27분대였다. 

다시 10km 지점에서 시계보니 26분대/5km ...

15km 지점에서는 내 몸이 너무 가벼웠고 ...스포츠 겔 1개 더 먹고

20km 지점에서 반환점을 지나니 다시 처음부터 뛰는 기분으로 계속 뛰니

25km 까지는 26~29분대/5km 이었다.

이 속도로 계속 가면 4시간 안에 들 수 있겠다 했으나

웬걸 25km부터는 힘이 들드니 25~30km 까지 30분21초,

30~35km 까지 31분 51초, 35~40km 까지 33분58초 이었다.

40km를 지나니 시간이 3시간53분 있었다.

이때 이미 SUB-4는 포기하고 중간에 방울토마도 간식을 맛있게 먹으며

완주를 목표로 열심히 달렸다.

마지막 트랙을 돌고 내 생애 첫 마라톤 풀코수 완주 성공의 희열을 느끼며

나 혼자 두 팔 번쩍 들고 골인을 하니 4시간8분40초.

순간 세상 그 무엇보다도 나에 대한 약속을 지킨 나 자신이 너무 고맙고

한번도 짜증 없이 나의 뒷바라지를 해준 내 아내가 고마웠다.

 

그 후 3주 뒤 부산마라톤대회...

 

 사실 춘천마라톤대회에 참석키 위해 마누라에게 이번 춘천마라톤대회는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도전하는 것이니 협조해 달라고 부탁하여 오늘날까지 기다려 왔든 것이다. 그리고 춘천마라톤 대회 기록이 매 10km 마다 문자로 마누라 휴대폰으로 전송되는 것을 보고 끝까지 무사히 완주 해주길 마음조리며 기도했든 마누라가 다시 부산마라톤대회에 나간다 하니 화가 잔뜩 났든 것이다.

“마라톤대회에 마지막이라더니 왜 또 나가느냐“기에 나는 ”춘천마라톤이 마지막이라고 했다“라고 하니 본인은 절대 아니라며 막무가내다. 할 수 없이 ”마라톤 연습은 언제든지 하되 내 생에 마라톤대회는 이번 부산마라톤대회로 마지막이다“라고 약속하고 2009년11월15일 아침 7시 다대포로 향했다.

 

내 생애 마지막 출전하는 마라톤대회

마누라가 이날을 무척 기다렸는지

새벽에 눈뜨자마자 마지막 출전 마라톤대회이므로 함께 가자며 응원해 준다 한다.

여태 20여번 마라톤대회에 나갔으나 마누라가 응원 온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 함께 출발 하려니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 함께 가길 포기한다.

 

 마침 친구 딸 결혼식도 있고 해서 양복 준비하고 급히 다대포에 가니 8시40분

9시에 풀코스 출발이라 바삐 마라톤 복 갈아입고 준비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얼른 스포츠 겔 3개 구입하여 1개 미리 먹고 2개는 양손 장갑 속에 넣고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여 출발선상에 서니

바람은 매섭게 불고 기온은 낮아 추위를 느끼며 열심히 준비운동 겸 몸을 움직였다.

춘천마라톤에서는 출발시작 후 40분 지나서야 나갈 수 있었으나 부산마라톤에서는 정각 9시 출발할 수 있었다. 그만큼 규모에 차이가 나는 걸까?

 

드디어 마지막 출발~!

내 생에 마지막 마라톤대회를 멋지게 마무리 하자는 마음으로

한 발짝 내디디며 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낙동강변을 열심히 달렸다.

5km 26분 통과~!

10km 52분 통과~!

반환점 1시간 50분 통과

좋은 기록이다. 과연 끝까지 이 속도로 갈 수 있을까 하고 근심 반 희망 반이었다.

을숙도대교 위를 지날 때는 강풍으로 앞으로 잘 나가지도 않았으며

몸에는 땀이 한 방울도 안 나고 손이 시려울 정도였다. 

 

 30km 지점에서 시각장애인이 도우미와 함께 열심히 뛰며 내 옆으로 지나간다.

나는 그분을 보고 도저히 뒤로 쳐저 갈 수없었다.

시각장애인은 조금도 안 지친 상태로 잘 달리는 것이다.

나 역시 열심히 달리니 거의 같은 속도로 35km를 지나고

40km 지점에서 시계 보니 3시간 40분

이 속도라면 충분히 SUB-4는 달성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기분좋게 결승점에 도달하니 3시간 55분01초

... 아무도 반겨주는 이 없었었지만 왠지 기분이 하늘을 날 것 같았다.

곧 마누라와 내 딸, 내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기에 함께 전화로 축하하며.

나의 생애 마라톤대회 은퇴식은 이렇게 하고 끝마쳤다. 

 

 그리고 부랴부랴 친구 딸 결혼식장에 도착하니 정각 5분전...

또 그곳에서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그 순간을 되 세기며 지금 웃음 짓는다.

“죽을 때까지 이렇게 달릴 수 있는 건강을 유지 하였으면 정말 좋겠다”하고

생각하며 오늘도 열심히 마라톤 연습으로 10km 달렸다.

절대 마라톤대회는 안나가기로 하고......    

2009. 11. 18  부산에서 이영재

다대포 국제신문주최 제11회 부산마라톤대회 풀코스 마지막 도전

SUB 4 달성 : 3시간 55분 01초

 

 

 

춘천마라톤대회 풀코스 4시간 8분 40초

2009년 목표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