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3(일) 천량산 -보경사 산행
2011년 8월 13일 천량산 -보경사 산행
1. 일시 : 2011년 8월13일 07:30 출발
2. 출발장소 : 동래지하철역 3번 출구
3. 이동수단 : 우등버스 (해송산악회 이용)
4. 위치 및 높이 : 포항 천령산 775m
5. 산행코스: 경상북도 수목원 -전망대-삿갓봉 -외솔배기-천령산 -음지밭등 -연산폭포-관음폭포-상생폭포-보경사계곡 -주차장 (총 9km 산행시간: 5시간-휴식, 알탕포함)
오롯이 청하골만 답사를 하고 싶다면 보경사 매표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연산폭포까지 산책로 같은 길이 잘 나 있다. 천령산 정상을 올랐다가 하늬재로 되돌아 온 후 음지밭등을 지나 은폭포 아래 갈림길로 내려오면 시간이 거의 절반으로 단축된다.
좀 더 상류를 구경하고 싶다면 천령산을 지나 삼거리 갈림길에서 삼거리 쪽으로 내려가서 청하골을 따라 하산해도 좋다.
사실 청하골은 특정한 하나의 산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다.
'무슨 산 무슨 골'로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삿갓봉과 매봉에서 상류 물길을 만들어 내고, 향로봉과 천령산이 긴 물길을 보탠다.
내연산의 크고 작은 물길까지 합류하면 웅장한 계곡의 장대한 물줄기가 마침내 완성된다. 뒷배가 든든한 계곡이다.
상가지역을 지나 계곡 쪽으로 가면 다리가 나온다.
공원안내소가 있지만 사람은 없었다. 예전에 스마일농장이 있던 자리에 지금도
농장이 있다. 굳게 닫힌 철문을 바라보며 오른쪽의 작은 폐가 앞으로 가면
등산로 들머리다.
풀숲이 짙어 길이 나쁠까 걱정을 했는데 기우였다.
농장을 확장하느라 산을 깎아먹은
넓은 공지를 지나면서 산길로 접어든다.
길은 사통팔달 훤하게 나 있다.
하지만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어 헤매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두 개의 물길을 건너 안동 권 씨 묘까지는 45분이 걸렸다.
특이하게 비문에는 정부인 인동 장 씨와 처사 경주 이 씨까지 함께 새겨져 있었다.
하나의 비석에 세 사람의 이력이 적혀 있는 비석을 전에는 본 적이 없다.
견지봉에서 올라온 능선과 만나는 지점 또한 이곳이다.
이제부터 능선길이라 오르기가 한결 쉽다. 크게 경사가 있거나 힘든 구간이
없어 느긋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30분을 더 걸어가니 보경사 주차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또 있다.
용치등을 거쳐 올라오는 길인 모양이다. 이정표를 지나 14분을 더 걷는데
음지밭등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느린 걸음인데 길이 성큼성큼 잘도 줄어든다.
이 구간은 소의 잔등이다. 천령산은 원래 신구산(神龜山)이고 주봉은 우척봉(牛脊峰)이다. 소의 등허리를 닮아 길게 빠졌다. 등이 좋은 소는 일도 잘한다.
우척봉을 멀리서 바라보던 영일 사람들이 '일 참 잘하게 생겼다'고 좋아했을 것 같다.
그러던 이름이 일제를 거치면서 천령산으로 바뀌었단다.
하늘재라고도 불렀던 것을 한자말로 싹 바꾼 것이다.
정상 부근의 안내판에 친절하게 써 놓았다.
음지밭등 이정표에서 한참을 쉬다가 30분 만에 보경사 계곡으로 내려서는
하산로가 있는 이정표에 도착했다. 결국 음지밭등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여기에서 사방이 확 트인다. 헬기장이 있는 곳까지 10분이다.
운무에 가려 어렴풋하지만 내연산과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쾌하다.
우척봉 정상석이 있는 곳까지 10분이 더 걸렸다.
정상은 헬기장보다 조망이 좋지 않았지만, 멀리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경북수목원 정자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이제 청하골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삼거리로 가서 좀 더 걸을까 생각을 했다가 그래도 아직 여름인데 무리하지
말아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긴새밭골 방면으로 내려서 시명리로 간다.
우척봉에서 12분을 내려서니 삼거리와 시명리로 갈라지는 이정표가 나온다.
그제야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아니 물소리인가. 이렇게 가까울 리는 없을 텐데.
드디어 청하골이다. 딱 40분이 걸렸다.
태풍이 지나갔지만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지 계곡물은 안정적인 수량을 유지하고 있었다. 얼른 등산화를 벗고 뛰어들었다. 갈겨니가 떼로 몰려 와 발을 간질인다.
바야흐로 12폭포가 시작된다. 시명폭포부터 상생폭포까지 이어지는데
은폭에 가서야 폭포를 제대로 볼 수 있다. 계곡이 하도 깊어 길이 산허리로
한참 올라가기 때문이다.
복호2폭과 복호1폭은 멀리서 형체만 구경했다.
하지만 근처에 가면 내려가서 볼 수 있도록 길은 나 있다.
올라오기가 귀찮아 내려가지 않았다.
정자 쉼터가 있는 곳까지 45분이 더 걸렸다.
출렁다리를 지나 은폭포에 도착하니 20분이 채 안 걸린다.
은폭포는 폭포도 기운차거니와 위쪽의 바위 전망대가 압권이다.
올라서니 폭포가 저만치 아래에 있는데도 무섭지 않다.
한참 폭포 구경을 하고 우척봉에서 음지밭등으로 하산하면 만나는 이정표를 지나
20분 만에 신선대라 부르는 바위 위에 선다.
아래에 관음폭포의 소가 퍼렇다.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꼬물거릴 정도로 작다.
높은 데서 내려다보니 괜히 우쭐해진다.
이제 아래로 내려가서 지나온 바위를 쳐다보니
까마득하다. 이게 세상의 이치.
관음폭포까지는 구름다리를 놓아 가까이 가서 보게 해놓았다.
옛사람들의 이름이 각자로 바위에 남아 있다.
그들은 이 좋은 곳에서 풍류를 즐기고, 이름을 새기고 그렇게 사라져 갔다.
물은 모였다가 꺾이고, 바위를 깎고 떨어지며 폭포를 만든다.
떨어지는 물을 바라보면 좋다. 왜 좋은지는 모르겠다.
그냥 물은 모두 다 아래로아래로 흐르기 때문인가. 보경사까지는 쉬엄쉬엄 걸었는데
4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경내에 연꽃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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